어느덧 폭염이 물러가고 선선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다른 때는 게으르다가도,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에는 부지런해집니다. 가을의 초입에서 늦가을에 어울리는 시를 미리 준비했습니다.
1. 시인
1961년생. 원광대학교 졸업후 이리중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하였으나,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되었다.
이후 전업 작가와 강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평산책방 대표로 있다.
트위터를 좀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계정을 찾을 수 없다.
2. 원문
가을 엽서
詩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낮은 곳에 있는지를
시집 「그대에게 가고 싶다」 (1991)
3. 감상
안도현의 "가을 엽서"는 가을의 정취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깊이 탐구하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시에서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내려앉는 모습은 자연의 순환과 함께, 삶의 소소한 것들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라는 구절은 인간 관계의 진정성과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사랑이란 항상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낮은 곳에서 발견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가을 저녁 낙엽이 지는 순간,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는 바람...
사랑과 나눔,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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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 어울리는 시] 너에게 묻는다, 연탄 한 장, 반쯤 깨진 연탄 - 안도현
날이 매우 추운 날입니다. 문득 연탄 보일러를 때던 방의 아랫목 담요 밑에 웅크리고 있던 어린 시절 생각이 그리워집니다. 그러다가 연탄이 떠올라 안도현 시인의 연탄 시리즈를 가져와보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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