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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원문+감상] "오매, 단풍들것네 - 김영랑"- 누이는 누나? 동생?

by 미래진행형 2023.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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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단풍이 들 때쯤 한번쯤 떠오르는 시다. 다른 구절은 다 몰라도 "오매, 단풍들것네" 이 한구절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시이다. 


1. 원문

`오매, 단풍 들것네`

- 김영랑

 

장광에 골불은 감닢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니리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많은 블로그에서 "기둘니리"를 "기둘리니"로 잘못 적고 있다. 김영랑은 운율과 언어의 조탁을 중요시하는 시인이다. 운율을 보아도, 리로 끝나는 것이 맞다.

참고 : https://www.korean.go.kr/nkview/nknews/200209/50_7.html

 

새국어소식 2002년 9월호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니리 바람이 자지어서 걱졍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

www.korean.go.kr

 

김영랑시집 (원본)

COUPANG

www.coupang.com

 

[단어들]

장광 : 장독대

골불다 :  '골불은'은 "'붉다'를 강조한 전라 방언으로 '짓붉은'의 뜻"(김재홍, "시어 사전", 고대출판부, 1997년) / "'골붉은'으로 '고루 붉은'의 뜻"(허형만, "영랑 김윤식 연구", 국학자료원 1996년) / "과일이나 고추가 반쯤 익어 간 상태를 나타내는 전라도 방언"(이승훈, '대표시 20편 이렇게 읽는다', "문학사상", 1986년 10월호) 

감닢 : 감잎

기둘니리 : 기다리리 

 

시문학 창간호, 1930

 

김영랑시집 (원본)

COUPANG

www.coupang.com

멋있게 생기심

 

2. 감상

가을이 오고 있는 때, 누이가 장독에 갔다가 낙엽을 본다. 그리고 누이가 내뱉는 말, "오매, 단풍 들겄네" 시인은 그 말이 재미있게 느껴졌는지 시에서 계속 반복한다.

 

누이는 누나일수도 있고, 여동생일 수도 있다.

 

누이가 가을을 느끼는 저 말과 저 말을 반복하는 시인의 반응을 보면, 누이는 시인의 여동생인 것으로 느껴진다. 소녀에서 처녀로 가고 있는 여동생의 마음을 투영한 시이다. 

 

오매, 단풍 들것네!

 

오늘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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