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단풍이 들 때쯤 한번쯤 떠오르는 시다. 다른 구절은 다 몰라도 "오매, 단풍들것네" 이 한구절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시이다.
1. 원문
`오매, 단풍 들것네`
- 김영랑
장광에 골불은 감닢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니리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많은 블로그에서 "기둘니리"를 "기둘리니"로 잘못 적고 있다. 김영랑은 운율과 언어의 조탁을 중요시하는 시인이다. 운율을 보아도, 리로 끝나는 것이 맞다.
참고 : https://www.korean.go.kr/nkview/nknews/200209/50_7.html
새국어소식 2002년 9월호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니리 바람이 자지어서 걱졍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
www.korean.go.kr
김영랑시집 (원본)
COUPANG
www.coupang.com
[단어들]
장광 : 장독대
골불다 : '골불은'은 "'붉다'를 강조한 전라 방언으로 '짓붉은'의 뜻"(김재홍, "시어 사전", 고대출판부, 1997년) / "'골붉은'으로 '고루 붉은'의 뜻"(허형만, "영랑 김윤식 연구", 국학자료원 1996년) / "과일이나 고추가 반쯤 익어 간 상태를 나타내는 전라도 방언"(이승훈, '대표시 20편 이렇게 읽는다', "문학사상", 1986년 10월호)
감닢 : 감잎
기둘니리 : 기다리리
김영랑시집 (원본)
COUPANG
www.coupang.com
2. 감상
가을이 오고 있는 때, 누이가 장독에 갔다가 낙엽을 본다. 그리고 누이가 내뱉는 말, "오매, 단풍 들겄네" 시인은 그 말이 재미있게 느껴졌는지 시에서 계속 반복한다.
누이는 누나일수도 있고, 여동생일 수도 있다.
누이가 가을을 느끼는 저 말과 저 말을 반복하는 시인의 반응을 보면, 누이는 시인의 여동생인 것으로 느껴진다. 소녀에서 처녀로 가고 있는 여동생의 마음을 투영한 시이다.
오매, 단풍 들것네!
오늘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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