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감상] 가을날 - 릴케

라이너 마리아 릴케

1.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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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드리우시고,
들판에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을 영글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따뜻한 날을 베푸시어,
열매들이 온전히 무르익게 하시고
진한 포도주에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해 주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오래도록 그럴 것이며,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고
낙엽이 떨어져 뒹굴면, 불안스레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헤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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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번역본

Autumn Day

Lord, it is time!

Let the great summer go,

Lay your long shadows on the sundials,

And over harvest piles let the winds blow.

Command the last fruits to be ripe;

Grant them some other southern hour,

Urge them to completion,

and with power Drive final sweetness

to the heavy grape.

Who's homeless now, will for long stay alone.

No home will build his weary hands,

He'll wake, read, write letters long to friends

And will the alleys up and down Walk restlessly,

when falling leaves 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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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원문

Herbsttag / Rainer Maria Rilke

Herr, es ist Zeit ! Der Sommer war sehr groß.

Leg deinen Schatten auf die Sonnenuhren,

und auf den Fluren laß die Winde los.

Befiehl den letzten Früchten, voll zu sein;

gib ihnen noch zwei südlichere Tage,

drange sie zur Vollendung hin, und jage

die letzte Süße in den schweren Wein.

Wer jetzt kein Haus hat, baut sich keines mehr.

Wer jetzt allein ist, wird es lange bleiben,

wird wachen, lesen, lange Briefe schreiben

und wird in den Alleen hin und her

unruhig wandern, wenn die Blätter treib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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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감상

라이너 마리아 릴케. 학창시절에 원문보다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에 나온 시인의 이름으로 알고 있던 사람이다. 읽어보지는 않은 말테의 수기의 작가.  당시에는 마리아라고 해서 여자인 줄 알고 있었다.

Herr, es ist Zeit ! (헤어, 에스 이스트 자잇ㅌ) 또는 Lord, it is time! 은 외워둘만한 구절이다.

가을날은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로 유명하다.

여름이 위대했다 말하는데, 후반부로 가면 무엇이 위대하였는지 모호하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짓지 않고,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채로 남아있을 것이라 한다.

가을이 쓸쓸함과 고독의 시간이라면, 여름이 위대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리고 농작물들의 결실을 간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여름이 위대했다는 것은 반어적 표현이 아닐까. 늘 고독한 누군가에게 여름의 생명력은 외로움을 더 크게 느끼게 했을테니…

원문 출처 : http://www.cknews.co.kr/news/articleViewAmp.html?idxno=10960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의 '가을날'(평설 문현미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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