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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원문+감상]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by 미래진행형 2023.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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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생성 - Bing

원문

 

김현승(1913-1975)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문학예술』
1956년 4월호 

당시의 문학예술 표지

 

김현승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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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기도에서, 사랑으로, 그리고 고독으로 이어진다.

 

젊은 시절에는 2연의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가 가장 와 닿았다. 

지금은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가 오히려 와 닿는다. 

 

"겸허한 모국어"는 내가 배우고 익힌 것이 아니라, 원초적인 신앙심을 의미한다.

원초적이기 때문에 태어나서 배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 가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서를 촉발시킨다. 

 

나는 지금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lily)의 골짜기 어디쯤을 헤매고 있는 것가?

 

 

[피플파워]줬으면 그만이지 :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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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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