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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여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시집 슬픔의 뿌리 , 실천문학사, 2002
감상
40대에 또 한해가 저무는 가을이 오면 마음이 헛헛하다.
방하착(放下着),내려 놓을 것이 없어도 내려 놓아야 하는 방하착.
도종환 시인이 54년 생이니, 2002년에는 48세. 40대의 감성과 맞다.
나이들어버린 자신을 붉게 타오르는 단풍에 투영하며, '가장 황홀한 빛깔'이라고 말해보지만,
글쎄. 왠지 모르게 쓸쓸하고 허탈한 감정이 느껴진다.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
칠순을 바라보는 그는 지금 단풍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오늘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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