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UDY

[다큐] DNA : Secret of Photo 51 시청후기

by 미래진행형 2021. 3. 20.
반응형

 

DNA: Secret of Photo 51 (NOVA) 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 적은 글입니다.

 

 DNA가 생명 현상에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 구조를 설명하지 못했다. 1953 4월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 모리스 윌킨스 등은 2중나선 구조를 밝힌 논문을 네이처에 게재하고, 196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한다. 여성 과학자인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촬영한 DNA의 사진(소위 “51번 사진”)이 핵심적인 증거였음에도 이 기여를 언급하지 않았다. 

 

 DNA의 사진은 A타입과 B타입으로 나뉘는데, 문제가 되는 51번 사진은 B타입에 해당한다. 프랭클린은 X선 회절 사진 촬영에서 높은 역량을 가졌으며, 100시간 동안 X선을 쬐어 51번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그녀는 A타입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이 사진을 연구노트에 일단 정리만 해둔 상태였다. 모리스 윌킨스는 이 사진을 왓슨과 크릭에게 보여주게 되고, DNA의 이중나선 구조의 핵심적인 증거 사진이 되었다. 

 

 프랭클린은 목표지향적이고 연구에 몰입하는 스타일이었다. 직선적으로 말하는 스타일이었고, 다양한 사회활동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남성 중심적인 문화 속에서 그녀의 스타일은 환영받지 못했고, dark lady,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존재 등으로 폄하되었다. DNA 구조 규명에 핵심적인 기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연구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왓슨은 그녀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구조를 규명했지만그녀의 성과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 당시 네이쳐 편집자는 왓슨이 “We have been stimulated by a general knowledge of her work”라고 말한 데 대해, 그것은 general knowledge가 아니고 particular knowledge를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바이러스 구조 규명에 큰 기여를 하며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던 중, 1958 37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4년 후 노벨상 수상 자리에서도 왓슨 등이 그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이루어졌고, 영국에서는 여성과학자들의 성과에 대해 로잘린드 프랭클린상을 수여하고 있다. 

 

 어느 분야나 최초를 향한 경쟁은 존재한다. 최초에 주어지는 혜택과 관심은 2등에 비견할 바가 못된다. 최초를 향한 경쟁은 발전을 가져온다. 발전 결과가 다시 경쟁의 모티브가 되어 더 큰 발전을 가져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다. 

 

경쟁을 통해 이상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방법의 올바름이 필수적이다. 방법이 공정하고 모두에게 공평해야 경쟁의 공정성은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경쟁의 결과물에 대해서도 승복하게 된다. 부당한 방법으로 취득한 연구는 그 성과가 훌륭해도 지속적인 발전 모델로 이어질 수 없기에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자신의 성과는 과대포장하고, 타인의 기여는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욕망이지만, 이성적인 학문을 하는 당사자들은 반대로 행해야 한다. 타인의 기여를 높이 평가하고, 자신의 기여를 최대한 객관화하여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이 기본적인 규칙이 되어야 경쟁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되며,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여 시너지를 내는 사회를 만들게 된다. 

 

연구 윤리는 미덕이 아니라, 발전의 선순환을 위한 기본 가치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