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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들

세기식당 할머니

by 미래진행형 2021.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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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2 - [먹고살기/맛집] - [제주도민맛집] 구제주 보성시장 순대국기행 3탄 -세기식당

 

할머니,

순대국 한그릇만 주세요

저는 밥을 먹고 와서요

아니다, 두 그릇 주세요.

소주도 한병 주시고요.

친구가 묻는다.

“아들 이번에 고등학교 가지? 어느 학교 간다디?”

“어, 남녕고. 애 엄마도 거기 나왔고.”

부르기 전에는 말이 없던,

소품처럼 앉아있던 할머니가 갑자기 입을 연다.

“애 엄마가 몇회꽈? 울 아덜은 3회인디”

“아드님이 몇 살이에요?”

“마흔 다섯이우다”

“애 엄마는 그보다는 한참 후배같습니다.”

“기꽈?”

몇번을 왔었지만, 할머니가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마흔다섯 먹은 아들의 고등학교 이야기에 입이 트인

마흔다섯 해 째 보성시장에서 순대국을 팔고 있는

세기식당 할머니 이야기

평범한 늙은 엄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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