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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시5

[원문+감상]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원문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문학예술』 1956년 4월호 김현승 시선 COUPANG www.coupang.com 감상 기도에서, 사랑으로, 그리고 고독으로 이어진다. 젊은 시절에는 2연의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가 가장 와 닿았다. 지금은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가 오히려 와 닿는다. "겸허한 모국어"는 내가 배.. 2023. 10. 18.
[원문+감상] "오매, 단풍들것네 - 김영랑"- 누이는 누나? 동생? 가을이 오면, 단풍이 들 때쯤 한번쯤 떠오르는 시다. 다른 구절은 다 몰라도 "오매, 단풍들것네" 이 한구절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시이다. 1. 원문 `오매, 단풍 들것네` - 김영랑 장광에 골불은 감닢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니리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많은 블로그에서 "기둘니리"를 "기둘리니"로 잘못 적고 있다. 김영랑은 운율과 언어의 조탁을 중요시하는 시인이다. 운율을 보아도, 리로 끝나는 것이 맞다. 참고 : https://www.korean.go.kr/nkview/nknews/200209/50_7.html 새국어소식 2002년 9월호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 2023. 10. 15.
[원문+감상]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원문 울음이 타는 가을 강 (江) -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 질 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 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감상1959년 발표된 작품이다. 박재삼 시인이 1933년생이니 그의 나이 36세 때 쓴 시다. 청춘은 지나간 시기. 강을 바라보는 시선은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다 등성이에서 멈춘다. 그 친구는 바로 자기 자신이 아닐까 싶다... 2023. 10. 11.
[원문+감상]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시가 아니었다니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이라는 시는 윤동주의 시로 흔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장애인 시인이자, 패럴림픽 보치아 선수로 활동중인 김준엽 씨의 시인 "내 인생에 황혼이 오면"이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떠돌아 다니는 버전과, 김준엽 시인의 원문을 비교해보자. 관련자료 : 뇌성마비 김준엽 시인 “내 시를 돌려달라”… 국민애송시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알고 보니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로 떠돌아다니는 버전)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2023. 10. 10.
[원문+감상]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여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시집 슬픔의 뿌리 , 실천문학사, 2002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시집 COUPANG www.coupang.com 감상 40대에 또 한해가 저무는 가을이 오면 마음이 헛헛하다. 방하착(放下着),내려 놓을 것이 없어도 내려 놓아야 하는 방하착. 도종환 시인이 54년 생이니, 2002년에는 48세. 40대의 감성과 맞다. 나이들어버린 자신을 붉게 타오르는 단풍에 투영하며, '가장 황홀한 빛깔'.. 2023.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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